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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망막질환 국가가 환자손 잡아야"

서영석 의원, 치료가능 실명질환 정책 토론회

유경석 기자 | 기사입력 2023/04/30 [16:27]

"유전성 망막질환 국가가 환자손 잡아야"

서영석 의원, 치료가능 실명질환 정책 토론회

유경석 기자 | 입력 : 2023/04/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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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1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치료 가능한 실명 질환,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정책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서영석 국회의원실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 변이로 인해 어려서부터 시력을 잃는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를 위한 국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선진국의 경우 청년기부터 실명하면서 노동력 상실 뿐 아니라 복지재원 증가로 사회경제적 손실이 이중으로 발생해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명을 유발하는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 환경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치료 가능한 실명 질환,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정책 토론회가 27일 오후 1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발병 시 청소년기 법적 실명을 야기하는 유전성 망막질환인 RPE65 유전자 변이 망막색소변성증의 사례를 중심으로 질환의 심각성과 치료 전망,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 대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유전성 망막질환은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시각의 손실과 실명이 발생하는 희귀질환군이다. RPE65 유전자 변이 망막색소변성증은 소아 및 청소년기에 시작돼 16~18세에는 점차 양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되고, 30대 이전에 완전 실명으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300개 이상의 원인 유전자가 밝혀졌지만 대부분 치료법이 없어 증상 완화를 위한 보존적 치료만 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유전자 기술의 발달로 특정 유전자로 인한 유전성 망막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이 개발 및 출시되고 있지만 해당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논의는 난항을 겪고 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유전성 망막질환은 희귀질환의 특성상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리고 원인 유전자를 찾아 치료까지 가는 길도 험난하다"면서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재정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남아 있는 만큼,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함께 더 나은 치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정나 실명퇴치운동본부 회장은 "선진국에서 실명 질환을 대상으로 첨단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청년기부터 많은 수의 환자들이 실명으로 인해 양질의 노동력을 상실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장애에 따른 복지 재원의 증가로 사회경제적 손실이 이중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희귀질환들이 하나씩 정복되고 있는 전환의 시기에 첨단 신약의 조속한 도입으로 치료환경을 개선하고 국내 연구를 촉진시킬 수 있도록 환우들과 함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복지대학교 최영현 특임교수가 좌장을 맡고, RPE65 변이 망막색소변성증 진단 후 임상시험 참여를 통해 치료를 받은 박선경 환자와, RPE65 유전자 치료제의 국내 최초 투여에 성공한 삼성서울병원 안과 김상진 교수가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박선경 환자는 "어렸을 때부터 잘 보이지 않던 눈을 당연하게 여겼던 답답했던 시간을 지나, 제 병이 RPE65 유전자 변이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것을 30년 만에 알게 됐다"면서 "저는 운 좋게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에 참여했고 실명의 공포와 위협에서 벗어나, 밤에도 혼자서 산책을 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박선경 환자는 "하지만 저와 같은 병을 앓고 있음에도 치료 시기를 놓친 제 동생은 치료를 받지 못해 결국 실명했다"며 "제 동생처럼 치료 기회를 잃어가는 환자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치료제를 실제로 쓸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김상진 교수는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변성은 어렸을 때부터 심한 야맹증과 저시력을 보이며 점차 시야가 좁아지다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라며 "치료 방법이 전무했던 실명 질환이지만, 최근 개발된 유전자 치료제는 임상시험 등을 통한 실제 환자분들의 치료 사례를 통해 그 효과와 가치가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상진 교수는 "하지만 해당 신약은 아직까지 보험 급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의 적시 치료를 위해 질환과 유전자 치료제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급여기준을 조속히 논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발제에 이어 마련된 종합토론에는 실명퇴치운동본부 최정남 회장,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청년의사 김윤미 기자,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이하림 사무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유미영 실장이 패널론 참여했다.


실명퇴치운동본부 최정남 회장은 "해외에서는 유전자 치료제로 치료받은 환자들이 이미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우리나라만 지금 5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임상시험 외 치료 사례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치료제 접근성이 제한되면, 결국 피해를 받는 것은 환자의 몫인 만큼 희귀질환 신약 접근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대안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는 "영국 등 해외사례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과 제도는 선진적인 수준"이라며 "이미 해외보다 잘 되어 있는 의료 시스템을 비교할 것이 아니라, 자살률, 재난적 의료비 등 우리나라가 부족한 부분의 데이터를 참고해 제도개선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의사 김윤미 기자는 "중증 질환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정부가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는 등 신속한 급여등재를 위한 제도 개선이 차근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시스템을 갖추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건강보험 재정 외 재원 마련 등 별도의 제도를 통해 사각지대의 환자를 도울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며, 특히 정해진 약가제도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제약사가 제안하는 선제적인 방안에 대해서 정부가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이하림 사무관은 건강보험 재정의 한계로 부득이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한계점과 향후 제도개선 방향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유미영 실장은 희귀질환 치료제 급여 프로세스 및 주요 동향과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의 급여 논의 과정 등에 대해 각각 설명했다.


좌장을 맡은 최영현 교수는 "유전성 망막질환은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 변이로 인해 어려서부터 시력을 잃는 무서운 희귀질환으로, 이러한 유전성 희귀질환 환자들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것은 국가가 유일하다"면서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실명을 유발하는 RPE65 변이 유전성 망막질환의 심각성과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모두가 공감한 만큼, 환자들이 치료제를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환우회, 제약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삶을 위협하는 희귀 실명질환, 망막색소변성증 공감 캠페인' 행사가 함께 진행됐다. 


한편 '치료 가능한 실명 질환,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정책 토론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위원장과 서영석·신현영·최종윤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실명퇴치운동본부와 미래건강네트워크가 공동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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