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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문항'이 사교육 조장… "'교과서 밖 수능 문제' 출제 말아야"

일선 교사·교육전문가 국회 토론서 '성토'

유경석 기자 | 기사입력 2023/03/16 [18:10]

'킬러 문항'이 사교육 조장… "'교과서 밖 수능 문제' 출제 말아야"

일선 교사·교육전문가 국회 토론서 '성토'

유경석 기자 | 입력 : 2023/03/16 [18:10]

교육과정 벗어난 문제 차단, 별도 '검토시스템' 마련 필요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킬러문항이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킬러문항은 학교에서 대비할 수 없어 사교육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능에서 국가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되지 않도록 검토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검토시스템은 국가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학습요소, 교수학습방법, 평가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 여부도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수능은 어떻게 학교교육을 망가뜨리고 있는가?'를 주제로 1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강민정 국회의원과 사교육걱정이없는세상의 공동주최로 국회토론회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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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은 어떻게 학교교육을 망치는가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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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_강민정 의원
모의고사 및 수능 국어,수학,영어 최고표준점수 추이.jpg
모의고사 및 수능 국어,수학,영어 최고표준점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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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어 등급별 인원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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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수능평가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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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탐구영역의 구체적 과목
미적분, 기하학을 선택한 학생이 교차지원 유리.jpg
미적분, 기하학을 선택한 학생이 교차지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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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단계별 미래역량 함양 우선순위

 

강민정 의원은 "수능을 처음 만들고 시행한 박도순 초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도 수능의 시효가 다했다고 자인했다"면서 "고등학교 이수에 필수적인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 등을 지필 평가, 선다형 평가로 제대로 측정할 수 없고, 그런 평가 점수 몇 점으로 능력의 차이를 또 입학 대학의 차이를 가르는 것도 맞지 않다는 것"이라며 행사을 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부는 올해 상반기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해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발제는 지속 불가능한 수능,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와 '불수능과 킬러 문항, 어디까지 왔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장지원 선생(배재고등학교 교사), 최수일 선생(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이 각각 진행했다.

 

배재고 장지원 교사의 발제를 정리하면,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드 6개의 핵심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현재 수능시험이 6가지 핵심역량을 갖추는 교육을 위해 얼마나 적절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수능시험에서 국어·수학·영어 영역의 평가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먼저 상대평가 영역인 국어, 수학 영역은 표준점수를 성적으로 산출한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원점수를 기준으로 10점씩 간격을 두어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파악해 보면 수능시험은 국어·수학 영역은 상대평가로 진행되고, 영어영역은 절대평가로 진행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학은 수능시험을 통해 학생들이 선택하는 수학 확률과 통계/미적분과 기하, 사회·과학 탐구, 2외국어·한문 등 선택과목영역의 조합과, 소위 킬러문제에서 받는 점수로 성적우수자를 판단한다. 

 

수능시험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1회성이라는 것이다. 한 번의 수능시험으로 고등학생 3년기간을 1회 평가한다. 이와 함께 오지선다형 문제는 대학수학능력에서 지향하는 창의적 사고 역량 자체를 평가할 수가 없다과목의 선택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치다다른 학생이 어떤 과목을 선택하고, 그 선택한 과목에서 어떤 성적을 받았는지가 본인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2022 수능에서 유일한 만점자는 언어와 매체, 확률과 통계, 경제, 사회문화를 선택했다.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선택한 과목이 자신의 적성이나 관심에 따른 과목선택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보다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이 더 유리할 수 있도록 짜여진 대학평가방식은 대학 문·이과 교차지원이라는 과정을 통해 수능시험제도를 더욱 왜곡시키고 있다.

 

장지환 교사는 "수능은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려고 한 시험이지 선발 자체를 목적으로 한 시험은 아니었다"면서 "대부분 대학의 정시전형에서 수능이 유일한 선발 방법이 되고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부정적인 상황이 벌ㄹ어진 만큼 수능의 원래 취지에 맞게 수능의 영향력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교사는 "정시 수능전형에서 학생부, 면접 등 다른 전형 요소를 도입해 다각적으로 학생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능 시험 자체는 수능의 난이도를 낮추고 범위를 조정하는 한편 현재 상대평가로 운영하는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 과목은 TEPS 또는 한국사검정시험과 같이 상시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는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장의 '불수능과 킬러 문항, 어디까지 왔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최수일 수학교육혁신센터장은 수능시험의 문제를 해결하고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킬러문항부터 사라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능시험에서 킬러 문항 출제를 포함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지키지 않고 출제되는 경향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공교육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 대비할 수 없기 때문으로 학생들이 사교육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수일 센터장은 "지금의 수능 시험은 학생들을 극심한 무한경쟁으로 몰아가고 있고, 모든 학생을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높은 수학 성적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킬러 문항의 교육적 타당성은 전혀 없고,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한 킬러 문항 출제로 모든 것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센터장은 "수능 시험에서 출제와 검토과정을 보다 더 강화해 국가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없도록 세세하게 살필 수 있는 검토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검토시스템에는 국가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학습 요소,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 평가 방법 및 유의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 여부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김원석 인천하늘고등학교 교사, 이봉수 덕성여자고등학교 교사, 문호진 포카칩 N제 저자,이현우 대학생이 참석했다.

 

김원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수능은 죄가 없다'는 주제 토론에서 "교육적 가치를 전제하지 않은 방안을 고집해야 하는 지 반성해야 한다"면서 "미래 사회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이라는 당위적인 명제를 이제는 실현할 때"라고 말했다. 

 

이봉수 덕성여고 교사는 '불수능과 킬러문항 수학만이 문제인가?'라는 주제 토론에서 "킬러문항은 교육과정을 넘어서거나 교과목의 본질과 무관하게 출제되고 고등학교 수업현장의 교육상을 왜곡시키고 불태우고 있다"면서 "단순히 변별만을 위한 시험문제를 풀기 위해 고등학교 교육이 소진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문호진 포카칩 N제 저자는 '킬러문항의 탄생과 대치동의 수능 독과점'에 대한 주제 토론에서 "국민 종교수준으로 굳건한 수능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환상을 깰 필요가 있다"면서 "대치동이 수능 시장을 독과점하고, 수능성적의 지역 간 격차가 급증하는 지금 상황은 지방의 평범한 학생들에게 너무나 불리하다"고 일갈했다. 

 

이현우 대학생은 '불수능과 킬러문항, 수학에 대한 재미를 어떻게 앗아갔나?'라는 주제 토론에서 "학생들은 날마다 고민한다. 내신시험에서 저 친구보다 잘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어떻게 선생님에게 잘 보여야 생기부의 질을 높일 수 있을 지,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가"라며 "부디 학생이 행복하게 숨 쉴 수 있는 학교를 물려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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