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따랐다가 생계 잃어"…완도 어민의 절규, 국회 청원으로“일방적 계약 해지에 과도한 사용료 인상 폭리”…어촌계장 권한 남용 조사 등 요구
어장 사용료 폭등·계약갱신 거부 등 피해 주장 "어촌계 운영 투명성·분쟁조정 제도 마련해야"
[동아경제신문=유경석 기자] 전라남도 완도군의 한 어촌마을에서 어촌계의 폐쇄적인 구조와 어촌계장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 평생 가업으로 이어온 어업 기반을 잃고 쫓겨나다시피 한 생계형 어민의 사연이 알려졌다.
청원인은 어촌계의 불투명한 행정 운영과 불법 어장 임대, 면세유 유용 의혹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제기했다.
2일 국회전자청원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등록된 ‘전라남도 완도군 어촌의 어촌계장 권한 남용 조사 요청 등에 관한 청원’은 공개 직후 지역 어촌 사회의 고질적인 텃세와 폐쇄적 권력 구조에 시달리던 어민들의 깊은 공감대를 얻으며 본격적인 국민 동의 진행 단계에 돌입했다.
해당 청원은 오는 7월 2일까지 30일간 청원 동의를 접수하며, 기간 내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을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나 행정안전위원회 등에 회부돼 정식 의안으로 심사된다.
청원인 조 모 씨는 청원 취지를 통해 “완도군 OO리 어촌계의 불법 어장 임대와 일방적인 행사계약 해지, 권한 남용으로 인한 생계형 어민의 피해를 조사하고 엄벌해 달라”며 “이 문제는 단순한 개인 간의 갈등이 아니라, 폐쇄적인 어촌계 구조 속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어촌계장과 이에 고통받는 어민들의 구조적 민생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서에 적시된 완도군 OO리 어촌계의 문제점은 군 정책에 협조한 어민에 대한 일방적 행사계약 해지, 계약서와 다른 과도한 어장 사용료 요구, 마을 내 조직적인 왕따 및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가업 승계 방해, 면세유 사용 및 외지인 대상 불법 어장 임대 의혹 등이다.
청원인은 지난 2018년 완도군의 정책에 따른 어장 재배치 과정에서 기존 어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당시 OO리 어촌계의 허락과 일정 기간 무상 사용 합의 하에 약 1,500만 원의 사비를 들여 직접 어장 시설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후 어촌계 측은 합의를 깨고 사용료를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인상했으며, 실제 행사계약서상의 금액과 달리 청원인과 특정 어민에게만 과도한 비용을 부담시키는 등 보복성 폭리를 취했다.
심지어 계약 만료 이후에는 청원인이 인상된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계약 갱신을 고의로 지연하거나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마을에서 쫓아내겠다”는 식의 공개적인 폭언과 허위사실 유포가 자행되었고, 청원인의 아들들이 어업을 이어받으려던 가업 승계까지 조직적으로 방해받아 결국 정든 터전을 떠나 다른 어촌계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청원인은 극심한 갈등과 정신적 압박으로 현재까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 치료를 받는 등 신체적·정신적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더 큰 문제는 관계 기관의 무책임한 태도였다.
청원인이 완도군청의 ‘정책토크’ 자리에서 이 문제를 직접 공론화하여 군 차원의 조사가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면세유 부당 사용 및 외지인 대상 불법 어장 임대 혐의 등 정황 녹음과 증거를 충분히 제출했음에도, 해양경찰과 완도군청 등 행정·사법 당국은 “좋게 좋게 넘어가라”며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청원인은 어촌 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제2의 피해 어민이 나오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에 5대 요구사항을 강력히 촉구했다.
첫째, OO리 어촌계의 불투명한 행정 운영 및 행사계약 체결 과정 전반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철저한 감사를 요구했다.
둘째, 어촌계 내부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면세유 불법 유통 및 외지인 대상 어장 불법 임대(재임대) 의혹에 대한 사법 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셋째, 어촌계장의 권한 남용과 특정 어민을 겨냥한 보복성 배제 행위(왕따)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기준 조성을 제안했다.
넷째, 청년 어민들이 고향에서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어업인 가업 승계 보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다섯째, 어촌계 운영의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지자체 내에 실효성 있는 ‘어촌 분쟁 조정 제도’를 도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간 해양수산부와 각 지자체는 귀어·귀촌 활성화와 어촌 뉴딜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어촌계원 자격 취득 장벽이나 어장 행사권 배분 등을 둘러싼 기존 세력의 기득권 남용과 폐쇄성이 청년 어민과 생계형 어민들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어 왔다.
지방자치단체의 느슨한 관리·감독망을 틈탄 어촌계 카르텔 타파와 서민 어민 생존권 보호라는 지역 행정적 화두가 국회 청원으로 공론화된 만큼, 이번 청원이 전국 어촌 지역에서 유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어업 종사자들의 강력한 연대를 이끌어내며 소관 상임위 심사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본 청원은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서 ‘동의진행 중’ 상태로 동의를 모으고 있으며, 기간 내 요건 성립 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정밀 법안 심사와 행정청 대상 감사 요구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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