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훼손·소비자가격 인상 우려" 주류라벨 과음 경고표시 철회 청원“전통주·프리미엄 주류 시각적 브랜딩 차단…30년 행정 관행 뒤흔든 탁상행정 지적”
해외직구 이탈 등 유통업계 고사 우려… 보조상표 표기 글로벌 기준 재검토 촉구
[동아경제신문=유경석 기자] 보건복지부가 개정한 주류 경고 표시 가이드라인이 제품의 고유한 상표권과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과음 경고 문구와 그림을 제품의 ‘주상표(전면 라벨)’에 사실상 강제 표기하도록 한 지침을 두고, 실효성 없는 행정 편의주의적 규제라며 이를 즉각 철회하고 재검토해 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시작됐다.
1일 국회전자청원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등록된 ‘주류 용기 과음 경고 문구 주상표(전면라벨) 표기 강제 철회 및 재검토 요청에 관한 청원’은 공개 직후 전통주 제조사, 수입 주류 유통업계, 프리미엄 주류 소비층을 중심으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며 본격적인 국민 동의 진행 단계에 돌입했다.
해당 청원은 오는 7월 1일까지 30일간 청원 동의를 접수하며, 기간 내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을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에 회부돼 정식 의안으로 심사된다.
청원인 박 모 씨는 청원 취지를 통해 “최근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제품의 고유한 상표권과 기업의 영업 활동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탁상행정”이라며 “행정의 일관성을 결여하고 비례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다분한 지침이 초래할 산업적·경제적 부작용을 막기 위해 철회와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청원 배경을 밝혔다.
청원서에 적시된 현행 주류 경고 표시 지침의 문제점은 신뢰보호의 원칙 위배 및 법적 안정성 훼손, 국내 주류 생태계의 연쇄적 경제 손실, 주종별 특성을 배제한 획일적 규제, 국제적 규제 조화(글로벌 스탠더드) 결여, 수단의 적합성 및 실효성 부재 등이다.
청원인은 과거 30여 년간 주상표가 아닌 보조 상표(후면 라벨 등)에 경고 문구를 표기하는 방식이 합법적 관행으로 용인돼 왔음을 강조했다.
별도의 상위 법령 개정이 없음에도 행정청이 갑작스럽게 행정 해석만으로 전면 표기를 강제하는 것은 산업계의 정당한 신뢰를 저버린 조치라는 비판이다.
특히 디자인 경쟁력이 핵심인 영세 전통주 산업과 심미성이 중시되는 위스키, 와인 등 프리미엄 주류 시장이 입을 치명타를 경고했다.
한국 시장만을 위한 전용 전면 라벨을 별도 제작할 경우 생산 비용이 급증해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온전한 패키징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로 이탈해 국내 유통업계의 고사와 국부 유출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메인 라벨에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을 강제하는 사례는 찾기 어려워, 불필요한 비관세 장벽으로 인한 통상 마찰 우려도 제기됐다.
청원인은 음주운전 방지 등의 공익적 목적에는 동의하면서도, “경고 라벨의 위치를 후면에서 전면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음주율이나 음주운전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인과관계는 입증된 바 없다”며 규제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표했다.
이에 따라 청원인은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목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인 법치 행정을 이룰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에 2대 요구사항을 촉구했다.
첫째, 주상표(전면 라벨)에 경고 문구 및 그림 표기를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현행 가이드라인 해석 지침을 즉각 철회해 줄 것을 요구했다.
둘째, 오랜 기간 정착된 국내 행정 관행 및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주종별 특성을 심도 있게 반영하여 기존처럼 제품의 보조 상표에 표기할 수 있도록 지침을 명확히 개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간 보건당국은 음주 폐해 예방과 국민 건강 경각심 고취를 위해 주류 용기 광고 및 경고 문구 규제를 강화하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시장의 다변화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소주와 맥주 등 특정 대중주의 소비 형태만을 상정해 만든 획일적 규제라는 반발이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국민 건강권이라는 공익과 기업의 영업권 및 소비자 선택권이라는 사익이 팽팽히 맞서는 규제 개혁 이슈가 청원으로 공식화된 만큼, 이번 청원이 규제 완화를 원하는 산업계와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상임위 심사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본 청원은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서 ‘동의진행 중’ 상태로 국민들의 찬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요건 충족 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정밀 심사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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