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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임대료도 좌우…'AI 담합 확산' 칼뺀다

이은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3/31 [13:24]

알고리즘이 임대료도 좌우…'AI 담합 확산' 칼뺀다

이은수 기자 | 입력 : 2026/03/3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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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부동산까지 알고리즘 가격공조

경쟁사 데이터로 '합의없이' 가격 맞춰

 

뉴욕 등 "코드로 짜는 가격공조도 담합"

美, AI시대 공정거래 기준 규제 강화

국회도서관 "韓도 별도규제 필요성 커져"

 

[동아경제신문=이은수 기자]  인공지능(AI)과 알고리즘이 가격을 결정하는 디지털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담합’이 확산되자, 미국 일부 주(州)가 알고리즘 자체를 규제하는 입법에 나섰다. 전통적인 가격 담합 개념을 넘어, 소프트웨어를 통한 간접 공조까지 차단하려는 움직임이다. 

 

국회도서관은 31일 ‘미국의 알고리즘 가격결정에 대한 독점규제 입법례’를 다룬 '최신외국입법정보'를 발간하고, 디지털 시장 환경에 대응한 경쟁법 변화 흐름을 소개했다.

  

국내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통해 가격 담합을 금지하고 있지만, 최근 플랫폼·부동산 시장 등에서 알고리즘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가격 공조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경쟁사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공동 알고리즘을 활용해 가격이나 임대 조건을 조정하는 방식은 기존 법체계로 규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은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보다 직접적인 규제에 나서고 있다. 뉴욕주와 코네티컷주는 주거용 임대시장에 초점을 맞춰 임대료와 입주율을 자동 조정하는 알고리즘 및 수익관리 시스템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캘리포니아주는 한발 더 나아가 산업 전반에서 경쟁사 데이터를 활용하는 공동 가격결정 알고리즘의 개발·배포·사용은 물론, 해당 시스템 사용을 강요하는 행위까지 금지 대상으로 규정했다.

  

이는 기업 간 명시적인 합의가 없더라도, 알고리즘을 통해 사실상 가격을 맞추는 행위를 ‘담합’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코드와 데이터가 전통적 ‘카르텔’을 대체하는 현실을 반영한 규제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디지털 경제 시대 경쟁법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고 평가한다. 알고리즘이 스스로 가격을 학습·조정하는 환경에서는 기업 간 직접적인 의사소통 없이도 시장 가격이 유사하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도서관은 우리나라 역시 관련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병조 법률정보실장은 “알고리즘의 설계·제공·사용까지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미국 사례는 새로운 형태의 담합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려는 모델”이라며 “향후 국내 입법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시장에서 경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제는 점점 ‘행위’가 아닌 ‘도구’로 확대되고 있다. AI가 가격을 정하는 시대, 공정 경쟁의 기준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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