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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ㆍ감염병 한번에…
하수도, 환경시설 넘어
국가 감시망 전환 대두

하수 데이터, 공중보건 핵심 부상…입법조사처 “하수 기반 감시 법제화 시급”

최수빈 기자 | 기사입력 2026/03/19 [21:52]

마약ㆍ감염병 한번에…
하수도, 환경시설 넘어
국가 감시망 전환 대두

하수 데이터, 공중보건 핵심 부상…입법조사처 “하수 기반 감시 법제화 시급”

최수빈 기자 | 입력 : 2026/03/1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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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 조기경보체계’ 활용

 확진 1~2주 전 징후 포착…

 마약·항생제 내성도 감시 가능

 

[동아경제신문=최수빈 기자]  하수처리시설이 단순한 오·폐수 처리 공간을 넘어 감염병과 마약류 오남용 등을 조기에 감지하는 ‘공중보건 인프라’로 재정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 '하수처리시설은 ‘환경시설’인가 ‘공중보건 인프라’인가'를 통해 하수 기반 감시(WES) 체계의 법제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수 데이터가 지역사회 위험을 사전에 포착할 수 있는 핵심 정보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수 기반 감시(WES)는 하수처리구역 내에서 감염병 확산 징후를 선제적으로 탐지하는 기술이다. 확진자 발생 이후 대응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지역사회 전반의 이상 신호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어 ‘조기경보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미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하수·환경 감시를 국가 공중보건 체계의 필수 요소로 통합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2024년 하수처리지침 개정을 통해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에서 주요 병원체와 항생제 내성 지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 역시 질병통제예방센터를 중심으로 국가 하수 감시체계(NWSS)를 구축해 코로나19뿐 아니라 인플루엔자, RSV, 원숭이두창 등으로 감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도적 기반이 분산돼 있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약 114개 하수처리시설을 대상으로 ‘KOWAS’(한국형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하수도법', '감염병예방법', '마약류관리법' 등 관련 법령 간 연계가 미흡한 상황이다.

 

특히 '감염병예방법'은 임상 중심 감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하수 등 환경 매체 기반 감시를 독립적으로 규율하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마약류관리법'은 하수 분석을 통한 사용량 추정 등 비교적 구체적인 규정을 갖추고 있어 분야별 격차도 존재한다.

 

입법조사처는 현행 제도의 가장 큰 한계로 ‘낮은 제도적 위상’을 꼽았다. 하수 데이터는 확진자 발생보다 1~2주 앞서 감염 징후를 포착할 수 있음에도 여전히 참고자료 수준에 머물러 정책 활용도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하수도법 개정을 통한 공중보건 기능 명시 ▲감염병예방법에 환경 기반 감시 근거 도입 ▲마약류 관리체계와의 연계 강화 ▲보건환경연구원의 법적 역할 명확화 ▲중장기적으로 통합 특별법 제정 등 5대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입법조사처는 “하수 기반 감시의 법제화는 국가 조기경보 체계를 재구성하는 핵심 과제”라며 “상위법 개정과 함께 시료 채취 기준, 검사 절차, 지자체 통보 체계 등 표준 운영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감염병과 환경 위험이 복합화되는 상황에서 하수 데이터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수처리시설이 ‘보이지 않는 감시망’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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