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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결혼 불필요 사회로?…2030 "필요 못느껴"

이한 기자 | 기사입력 2023/12/22 [09:30]

한국도 결혼 불필요 사회로?…2030 "필요 못느껴"

이한 기자 | 입력 : 2023/12/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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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층 결혼 긍정태도 지속 감소세

 자금부족·일가정 양립 고충 주요인

 독신·동거·무자녀·비혼출산 긍정적

 

"결혼기피·저출산 사회문제 중첩결과"

 급속 고령화 인구구조 변화대응 중대

 

[동아경제신문=이한 기자] 2030 청년 세대 사이에서 결혼에 대한 의무감이 점차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동거나 무자녀에 대한 거부감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혼 여성의 출산 자녀수도 줄었다. 정부는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로드맵 등을 추가로 제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더 이상 결혼에 목매지 않는다. 통계청 통계개발원과 서울대학교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이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최근 몇 년 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에서도 남성보다 여성이, 30대보다 20대에서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더 낮았다. 2022년 기준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2008년과 비교하면 남녀 모두 30대보다 20대에서 감소폭이 컸다. 이 증감폭은 30대의 경우 남성 21.0%p 여성 19.7%p를 기록했고 20대는 남성 30.0%p 여성 25.4%p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여성 청년은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2008년 50% 수준이었다. 이 수치는 2022년 20대에서는 27.5%, 30대에서는 31.8%로 각각 줄었다. 같은 기간 남성 청년은 70% 수준에서 20대 41.9%, 30대 48.7%로 감소했다. 

 

고연령대와 비교하면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았다. 특히 60대 이상에서 남성 74.9%, 여성 68.7%로 50대(남 60.0%, 여 45.5%)보다도 월등히 높다.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긍정적 태도가 낮으나, 60대 이상에서는 성별 격차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확인됐다.

 

▲ 12월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가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저출산 위기극복 선포식을 하는 모습.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토론회는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 경제난, 일·가정 양립 어려움에 결혼 주저

 

경제적인 이유나 일·가정 양립 어려움 등이 결혼을 꺼리는 주된 이유로 조사됐다.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결혼자금 부족’이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 

 

이런 응답은 중장년층보다 청년층에서 더 높았다. 다만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대답은 일부 갈렸다. 30~40대에서 ‘경제적 이유’를 고른 사람은 남성이 많고 ‘일가정 양립 어려움’을 고른 사람은 여성이 더 많았다. 50~60대 이상에서는 ‘직업이나 고용상태 불안정’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40대 이하에서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결혼과 더불어 출산 관련 조사도 달라진 세태를 드러냈다. 저출생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혼 여성의 출산자녀도 줄었다. 30~34세 기혼 여성 출산자녀는 1974년 3.01명에서 1994년 1.78명으로 줄었고 2021년에는 1.12명으로 쪼그라들었다. 통계청은 “1970~80년대 이상자녀수(’76년 2.76명)는 출산자녀수(’76년 3.23명)보다 적어서 희망하는 자녀수보다 더 많이 출산했으나 1990년 이후부터 역전됐다”고 진단했다.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요건이나 육아분담, 그리고 보육 및 양육 관련 서비스 등을 두루 살피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20대는 출산결정시 중요 고려사항으로 ‘경제적 여건’을 고른 사람이 절반을 넘었고 ‘배우자의 육아분담’, ‘보육/양육 서비스 이용’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이런 가운데 청년층은 동거와 무자녀에 대한 태도도 부정적 인식보다 긍정적 인식이 더 높아졌다. 20~30대의 독신·동거·무자녀·비혼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의 독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2015년 39.1%에서 2020년 47.7%로 늘었다. 동거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2015년 25.9%에서 2020년 40.6%로 늘었다. 반면 성인 전체로 보면 독신과 동거 모두 부정적 인식이 긍정보다 더 높았다.

 

20대와 30대 사이에서 무자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2015년 27.7%에서 2020년 44.1%로 늘었다. 비혼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같은 기간 11.1%에서 20.6%로 늘었다. 2020년 독신, 동거, 무자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30% 미만인 반면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의 비혼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54.4%로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성인 전체로 보면 무자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9.0%p)했다. 

 

◇ “고령화 지속돼 인구 감소 예상”

 

이런 가운데 청년가구의 삶은 팍팍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2021년 사이 20대 이하 가구주의 가구소득은 감소했고 부채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자산 중 전월세 보증금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전체 가구소득은 2018년 4567만 원에서 2021년 5022만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20대 이하는 같은 기간 3363만 원에서 3114만 원으로 7.4% 감소했다. 해당 기간 소득증감률을 보면 20대 이하(-7.4%)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나머지 연령대는 30대가 11.5%, 40대는 10.8%, 50대가 10.6%, 그리고 60대 이상은 22.5% 늘었다. 

 

2030세대의 빚도 늘었다. 2018년 대비 2022년 부채보유액 증가율은 이 연령대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20대 이하는 해당 기간 부채보유액 증가율이 93.5%를 기록했다. 30대는 2018년 8,088만원에서 2022년 11,307만 원으로 늘어 40대 다음으로 높았다.

 

결혼과 출산이 줄면서 사회구조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은 15일 발표한 ‘2022-2072 장래인구추계’에서, 심각한 초저출산의 영향으로 50년 뒤 대한민국 인구가 3600만명대로 추락하고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대대적인 사회 변화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저출산은 수도권 집중과 높은 집값, 학벌주의로 인한 과열된 사교육, 가족친화적이지 않은 노동 환경 등 여러가지 구조적 문제가 중첩돼 발생한다”면서 이를 위해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2024년 1분기에 실질적 일·가정 양립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초고령사회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분야별 핵심정책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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