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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느는 연구실 사고…안전예산은 갈수록 줄어

김선아 기자 | 기사입력 2023/11/28 [14:52]

갈수록 느는 연구실 사고…안전예산은 갈수록 줄어

김선아 기자 | 입력 : 2023/11/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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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이정문 국회의원실     ©

연구실 사고 2018년 211건서

지난해 319건으로 해마다 증가

안전 예산 2년새 33억원 삭감

대행기관 1곳당 한해 연구기관

평균 248곳 점검…'요식행위'로

 

[동아경제신문=김선아 기자] 연구실 안전 사고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 2년 동안 연구실 안전 예산은 30억원 넘게 삭감돼, 연구자들이 R&D 예산 삭감뿐만 아니라 위험한 연구 환경에도 노출되는 이중고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방위원회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병)이 과기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6년간('18~'23.7월) 연구실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1494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2년에는 처음으로 300건이 넘었고, 올해도 7월까지 발생한 안전사고도(214건) 이미 '18년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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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종류별) 연구실 안전사고 발생으로 인해 총 1565명의 크고 작은 인적 피해가 발생하였고, 69명이 중상 이상의 피해(사망 5명)를 받았다. 실험기기 파손 등 물적 피해는 55건(피해금액 31.6억원) 발생하였다.

 

※ 연구실 안전사고 중 사망 사례

 1. 실험동에서 반응설비 장비 등에 화학물질을 투입하며, 화학물질의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을 주업무로 수행 중,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진단, 이후 항암치료 중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사망(한국생산기술연구원, ‵18.11월))

 2. 젤 추진제 장치의 유량 측정을 위해 1층 실험실 외부 연구원 1명과 6명이 2층 제어실에서 관측하던 중 폭발(국방과학연구소, ‵19.11월)

 3.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금강하굿둑 통선문 통과를 위해 통선문 갑실에서 대기하던 중 농어촌 통선문 담당자의 업무상 과실에 따라 선박이 갑문에 충돌하여 전복(강측 갑문폐쇄가 미 완료된 상태에서 반대측 갑문을 개방) (국립생태원, ‵21.8월)

 4. 공대1호관 기계기구 작동시 화재발생. 진화 도중 이불 또는 옷으로 덮어 유해가스 발생 유해가스 흡입 (순천대학교, '23.6월)

 

(기관 종류별) 대학이 해마다 100건 이상, 총 933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연구기관(253건), 기업부설연구소(308건)의 사고 발생 비율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이들 기관에 대한 맞춤형 안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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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유형별) ‵의학ㆍ생물(453건)‵과 ‵화학ㆍ화공(376건)‵ 분야에서 가장 많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이는 여러 실험 설비를 필요로 하는 연구 유형의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새로운 감염 바이러스에 국민적인 우려가 큰 상황에서 동물 실험, 세균ㆍ바이러스 배양 등 감염 우려가 있는 '의학ㆍ생물' 분야의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어 안전관리 강화가 시급하다.

 

※ 바이러스ㆍ세균 감염 확진 사례

 1. 생물안전2등급 실험실에서 사고자가 타목적 다른 실험 중 세균성 이질 표준 균주에 노출. 대변검사결과 세균성 이질 유전자 확인 (인천광역시보건환경연구원, ‵18.3월)

 2. 마우스(쥐)를 보정(Handling)하여 탄저균을 주사하는 과정에서 동물의 반사행동으로 주사기에 찔림 (질병관리청, ‵20.12월)

 3. 마스크, 실험복 등 개인보호장비를 착용 후 생물안전작업대에서 쯔쯔가무시 샘플을 사용하여 스팟 슬라이드 실험 실시 도중 사고 발생 (서울대학교, '22.9월)

 

또한 연구실 안전사고가 제때 보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주체의 장은 연구활동 종사자가 의료기관에서 3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생명 및 신체상의 손해를 입은 연구실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사고가 발생한 날부터 1개월 이내에 과기부에 보고해야 한다.('연구실안전법' 시행규칙 제14조)

 

그러나 최근 6년간 발생한 연구실 사고의 발생부터 보고까지의 평균 소요기간은 43.5일로 규정을 10일 넘게 초과하였고, 보고 소요기간이 가장 길었던 사례는 무려 1216일로 3년 넘게 걸린 경우도 있었다.

 

※ 연구실 안전사고 보고 장기간 지연 사례

 1.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사고일자 '18.11.21 / 보고일자 '22.3.21 / 소요기간 1,216일)

 2. SK하이닉스메모리연구소 (사고일자 '21.3.2 / 보고 일시 '23.7.4 / 소요기간 854일)

 3. LG전자세탁기연구소 (사고일자 '20.2.18 / 보고일시 '22.2.4 / 소요기간 717일)

 

연구실 안전관리를 위해 규정('연구실안전법' 제14,15조)에 따라 실시하는 안전점검이 요식행위처럼 이루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기점검, 정밀안전 진단 등 한해 약 5000개 가까운 연구기관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 중 약 90%를 대행기관에 위탁하여 실시 하고 있다.

 

문제는 안전전검 대행기관으로 등록된 업체는 17개에 불과해, 대행기관 1곳이 한해 평균 248곳이 넘는 연구기관을 점검하고 있다. 연구기관 1곳당 평균 20개가 넘는 연구실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대행기관 1곳이 1년 동안 5천개가 넘는 연구실을 점검한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13곳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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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월 '연구실안전법' 전부 개정을 통해 '22년부터 시행한 '연구실안전관리사' 선발 인원도 시행 2년 차부터 합격자 수가 급감하였다. 안전관리사 자격제도를 활성화하겠다던 계획이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연구실안전관리사는 '22년 시행 첫해 총 2744명이 응시하여 최종 140명이 합격하였다. 그런데 올해는 응시자 수는 1/3 토막난 1062명에 불과하고 1차 합격률도 작년 44.7%에 비해 현격히 낮아진 16.2%로 1차 합격생이 172명에 그쳐 10월에 있을 2차 시험까지 치른다면 합격자 수가 두 자릿수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는 매년 150~200명씩, '27년까지 총 1,000명의 연구실안전관리사 신규 취득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제4차 연구실안전환경 조성 기본계획('23~'27), '22.12) 시행 2년차부터 목표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윤석열 정부는 R&D 예산 삭감도 모자라 연구실 안전 환경 구축 예산 또한 '22년 135억원 '23년 118억원, '24년 102억원으로 2년간 33억원 넘게 대폭 삭감했다. 

 

특히 안전 취약기관 중심 안전장비ㆍ설비 구축 등 환경개선 지원 대상을 '23년 32개 기관에서 '24년 9개 기관으로 대폭 축소시켰다.

 

이정문 의원은 “4차 연구실안전환경조성 기본계획이 작년 12월부터 시행 중인데도 연구실 안전사고는 줄어들 기미가 안보인다. 심각한 상황인데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정말 비정한 정부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이권 카르텔 한마디에 R&D 예산을 칼질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연구자들을 위험한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 연구자들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도록 국정 감사 및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예산 원복 등 국회 차원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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