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30년까지 산업구조를 혁신해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선진국 수준인 30%(현재 25%)로 끌어올리고, 제조업 생산액 가운데 신산업과 신품목 비중을 16%에서 3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경기는 어떠한가 3고(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시대를 맞아 경제침체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가 위한 노력이 눈물겹다.
일부기업은 생존에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임금을 삭감하고 인원을 감축하고 힘겹게 마련한 자산들을 헐 값에 내다파는 등 눈물겨운 생존사투를 펼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위기상황이 재발했을 경우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R&D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만큼 신기술 혁신이란 산업의 공급과 수요가 포화된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지속적인 R&D 투자와 더불어 적극적인 시장의 개척이 없다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일 수 있다. 지금 비록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경상 수지가 바닥을 쳤을 때 자연스레 등장하는 현상에 불과하다.
지금 한국의 산업 시스템은 경제침체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저성장’ 위기다. 이 시기에는 새롭고 모험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지키는 데 급급하다.
특히 한국은 원천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술을 자국의 능력이 아닌 외국에서의 수입으로 대체하려는 경향이 있다. 껍데기는 국산이지만 그 뚜껑을 열어보면 외국제품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은 제조업 분야에서 첨단 주요 산업 분야로 갈수록 더욱 심화된다.
이러한 원천기술의 확보는 대기업보다 오히려 중소기업이 활발한 편이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산업 선진국들은 대부분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핵심부품을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열정을 가진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우가 열악하고, 어렵사리 그 중소기업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시장성을 정부에서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특허와 신기술을 개발하지만 높은 시장의 장벽은 선뜻 중소기업의 신기술을 채용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일부 산업의 약진으로 인해 경기가 일시적으로 좋아질 수는 있지만 그 역시 ‘반짝’이다 사라지는 반딧불과 같다. 진정으로 우리나라가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며, 외국 기술에 주요 산업들이 선점당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으려면 국산 기술에 대한 적절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제조업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경제적 구조를 갖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제조업을 한다는게 점점 대단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가 정신은 위축되고 있고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기업가에 대한 사회적인 존경심은 예전에 미치지 못한다. 기술로 승부하는 것은 중소기업과 개발자들의 몫으로 남겨두더라도, 그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은 먼 미래를 준비하는 토양을 마련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11월 14일 동아경제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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