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문학적 정서를 따뜻한 색채로 재해석
1993년 작고 이후, 10년만에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그의 사후 처음으로 전시되는 대규모 유작전이며 동시의 그의 초기작품부터 작고 직전까지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이다. 그의 작품은 한국적 정서가 짙은 따뜻한 추상표현주의이며 유려하고 리티미컬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독특한 양식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풍부한 문학적 시정과 단순하고 반복적인 선, 부드러운 색감과 선율이 그만의 한국적 서정추상작품의 특징을 드러낸다. 이남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다. 예술 활동의 대부분을 지방에서 했으며, 또한 화단의 주류에 있지 않았고, 말년의 10년 이상을 투병생활로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본격적인 조명이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작고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10년만의 유작전이며 동시에 한국미술계의 잊혀졌던 거장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남규는 1953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 전 이미 국문과를 졸업했을 만큼 문학에 대한 조예가 깊어 따뜻한 색채 뒤에는 풍부한 문학적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남규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종교에 대한 깊은 믿음을 작품세계에 반영하여 성당 내 스태인드 글라스를 예술작품의 경지로 승화시키는 등 한국 종교미술의 독보적인 존재이다.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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