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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의식의 세계를 원과 사각, 삼원색의 추상성으로 표출
이근신 화백은 50여년을 화가이자 교육자의 길을 걸으며, 한담록 발간 등 미술관련 저술 활동도 병행하는 등 미술발전에 평생을 받쳐왔다. 이근신 화백의 초기작을 보면 ‘인간’과 ‘실존’을 테마로 잠재의식을 표출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전후 추상주의(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중간톤의 암울한 색조와 안으로 조여드는 구심적 구성이 특징적이었다. 이처럼 그는 현대 도시문명의 그늘에 내팽겨진 소외인간, 산업화속에 나타나는 부조리 등 타락군상을 나타내는 폐쇄적 인간의 모습을 ‘태고’와 ‘향수’, 그리고 ‘허상’이라는 연작을 통해 작품에 표출해 왔다. 하지만 그가 10여년전부터 선보이고 있는 ‘파리우집’ 연작들은 테마의 변화를 예고하는 작품들로 해석된다. 깨트릴 破, 유리 璃, 우연히 偶, 모을 輯 등 이름에서 보듯 쓰레기통의 깨진 유리조각을 모아 그림의 일부로 사용한 것이다. 또한 이 화백의 2013년 作 ‘붉은 태양’을 비롯해, 2014년 作 ‘오로라’ 등 근작을 보면 원색을 주조로 한 밝고 따뜻한 느낌의 비구상 작품들이 주조를 이룬다. 작품에서 다루는 테마도 폐쇄적 인간의 모습에서 ‘가족’과 ‘사랑’으로 변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희수’전에서 보인 작품들은 자연에서 느낀 잠재의식 속 미의 세계를 원과 사각형, 삼원색의 추상성으로 표출하고 있다. 그의 2015년作 ‘숨바꼭질’의 경우 완전한 추상에 가깝게 변해버린 화풍으로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과 같은 구체적 형상은 화면에서 전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거대한 물방울 형태의 파란 물감들이 화면안에서 숨거나 뛰어다니며 즐겁게 노니는 것을 연상시킨다. 이근신 화백은 “의도하지 않은 변화다. 제 관심도 인간과 실존에서 우주로 바뀌었다. 나이가 들며 스승(故 한묵 화백)을 닮아가는 것 같다”면서 “죽을 때 까지 붓을 놓지 않을 것이다. 작업이 잘 진행되면 산수(80세)전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2017년 10월 30일 동아경제 김상용 기자 <저작권자 ⓒ 동아경제신문 & da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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