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소비자 지갑 닫아
6월 소매판매액지수 0.9% ‘뚝’
4개월 연속 감소…외환위기 이후 처음
고공행진 행진하는 물가와 치솟는 대출금리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의하면 지난달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전월대비 0.9% 감소했다. 이에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3월(-0.7%)부터 4월(-0.3%), 5월(-0.2%)까지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4개월 연속 감소는 외환위기가 들이닥친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2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승용차,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2.3%)와 오락·취미·경기용품,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0.3%), 음식료품, 의약품, 차량연료, 서적·문구 등 비내구재(-0.3%) 판매가 모두 줄어들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예년보다 더운 날씨와 잦은 가뭄으로 야외 활동 수요가 감소하면서 준내구재 판매가 줄었다”며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달에는 생산과 투자가 상승세를 기록한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6% 상승했다. 전산업 생산은 올해 1월(-0.3%), 2월(-0.3%) 내림세를 보이다가 3월(1.6%)에는 큰 폭 올랐다. 이어 4월(-0.9%)에는 다시 하락 전환했다가 5월(0.8%) 들어 재차 반등,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광공업 생산은 1.9% 증가하면서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수출 수요가 늘었고,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과 중국으로부터의 부품 조달 어려움 등이 완화되면서 완성차 중심으로 생산 증가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생산도 1.8% 늘었다. 생산 능력 대비 실적을 뜻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6.5%로 전월대비 0.9%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0.3% 감소하며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4.1% 증가하면서 2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선박 등 운송장비(-2.7%) 투자가 줄었지만,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6%) 투자가 늘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건축(-2.3%), 토목(-1.1%)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대비 2.0% 감소했다. 건설 수주(경상)는 기계 설치·토목 조성 등 토목(84.3%)이 회복되며 20.2% 증가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p) 오르며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2022년 7월 29일 동아경제 신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