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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 전기료 인상에 저소득층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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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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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무서워 에어컨 못 틀어

정부·지자체 지원 공허한 메아리 

 

정부가 올여름 폭염 예고에도 불구하고 전기료 인상에 나선 가운데, 소득이 낮을수록 에너지 빈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8000억 원 규모의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에너지 취약계층의 전기·가스료 등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에너지바우처 단가를 17만2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의 지원은 더욱 규모가 크다. 에어컨 설치를 전액 시비로 지원하고, 전기료 지원도 이뤄지거나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경기도의 경우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사업으로 저소득 독거노인 790가구에 벽걸이형 에어컨을, 공동 전력량계를 사용 중인 취약계층 80가구에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는 개별 전력량계 설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력도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을 위한 전기료 감면과 고효율 에어컨 교체시 구매비용 10%환급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가 남아있다. 예컨대 차상위 계층의 경우 고효율 에어컨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선풍기만 돌리거나 구형 에어컨을 그대로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이러한 혜택이 소용이 없다. 


뿐만 아니라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 한 곳은 최근 전기료가 무서워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냉방비를 아끼려고 교실 불을 모두 끄고 공용공간에만 에어컨 한 대를 켜고 생활하는 것이다. 올 초부터 전기료가 올라 매달 20만 원 넘는 전기세를 감당하기도 힘들었는데, 이달 추가 인상 소식에 폭염까지 겹친 것이 원인이다. 


이곳뿐 아니라 종교단체 등이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의 경우도 에너지 빈곤에 노출되어 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노인무료급식소 앞은 식사를 하러 온 수백명의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집에서 선풍기를 틀어도 시원하지 않고 전기료가 무서워 이곳을 찾아온 노인들이다. 얼마전까지는 이동식 에어컨 한대만 설치되어 있었으나 종로구청에서 추가로 냉풍기 5대를 설치하는 등 개선됐지만, 몰려드는 노인들의 더위를 식히는 것은 잠시간에 그치고 있다.


이들 규모가 있는 무료급식소나 사회복지시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아직까지 에어컨이 부재한 소규모 시설들도 부지기수다.   


더욱 가혹한 곳은 빈곤계층이 몰려사는 쪽방촌이다. 한 쪽방이 모여있는 건물의 2층 복도를 따라가면 지자체가 달아준 에어콘이 달려있으나 코드는 뽑혀 있고, 덮개까지 덮혀 있었다. 다른 쪽방촌은 그나마 사정이 나아 오후 6시쯤부터는 단시간 가동한다고 한다. 다른 쪽방촌에는 집주인의 거부로 에어컨 설치가 불발된 곳도 있다.

 

이처럼 에어컨 설치를 거부하거나 설치된 에어컨이 방치되는 이유는 전기료 부담이다. 한 집주인에 의하면 주민들에게 전기요금을 받아봐야 1만 원 이하인데 낮에 에어컨을 가동하면 감당하지 못한다고 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의 경우 집주인이 아닌 개인에게 개별 지급되기 때문에 무용지물이었다. 


/2022년 7월 15일 동아경제 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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