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품 빠지나…반대매매↑·신용잔고↓
빚투 개미 반대매매로 손실 확정
신용융자이자율 상승…빚투 줄어
우리 증시의 거품이 붕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명 빚을 내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늘고 신용잔고가 급감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지난 15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315억5500만 원으로 지난해 10월 7일(344억2000만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최근 크게 올라 13.1%로 올 들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연일 폭락하면서 제때 돈을 갚지 못한 투자자가 늘어나 반대매매를 부르고 반대매매가 다시 주가를 낮는 악순환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반대매매는 40% 이상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한 주식투자자가 추가 증거금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부족한 물량만큼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 강제로 신용융자를 상환하는 것으로 의미한다. 반대매매를 당한 투자자들은 평가손실을 실제 손실로 확정하게 되는 것이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금액을 뜻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0일 기준 20조300억 원으로 한 달 전 21조6258억 원보다 7.4%(1조5958억 원) 감소했고, 어제는 이 금액이 20조 미만으로 떨어졌다. 신용융자 잔액은 올해 초 23조 원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 1월 증시가 폭락하면서 3월 초 20조80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 후 잠시 늘어났으나 다시 급감하는 추세다.
최근의 신용융자 감소에는 각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 인상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금융투자는 융자 기간 7일 이내의 이자율을 연 4.50%에서 4.75%로 0.25%포인트(P) 올렸다. 8∼15일(7.00%→7.25%)과 16∼30일(7.40%→7.65%) 이자율도 0.25%P씩 높였다.
DB금융투자는 이자율을 전 구간에 걸쳐 0.20%P씩 인상하기로 했다. 융자 기간 91∼350일에 적용하는 이자율은 현재 9.51%에서 9.71%로 올랐다. 90일 이내 이자율도 5.18∼9.08%에서 5.38∼9.28%로 높아졌다.
메리츠증권 역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0.10%p 높이기로 해 융자 기간에 따라 이자율이 기존 5.81∼8.80%에서 5.91∼8.90%로 상승하게 됐다.
한국은행이 다음달에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계획이어서 올해 안에 신용융자 금리가 연 10%를 넘을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주가가 떨어져 손실을 보고 있는데 이자율까지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빚투에서 손을 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 전문가들은 우리기업의 주가가 저점을 확인하려면, 우선 과도한 신용융자 부담부터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우량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용융자 부담이 줄어들면 국내기관들이 주가 방어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2022년 6월 22일 동아경제 성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