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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에너지 재생산업 성장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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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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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1300만배럴 생산 추진
저유가에 재생에너지 경쟁력 ‘뚝’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폭이 심상치 않다. 글로벌 수요 둔화로 감산을 통한 가격조절에 나서던 산유국들이 최근 감산협상에 실패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리야드 주식시장(타다울)에 낸 공시를 통해 지속가능한 산유 능력을 하루 130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전날 아람코는 하루 생산량을 1230만배럴로 상향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하룻새 증산 목표를 70만배럴 늘린 것이다.
 
사우디 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도 100만배럴, 러시아 50만배럴씩 증산 계획을 각각 밝히면서 유가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50달러선을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최근 3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6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을 대비해 추가 감산을 협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시도는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됐다. 여기에 사우디가 증산과 가격 할인으로 맞대응, ‘유가 전쟁’의 불을 지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저유가로 산유국과 석유 관련 기업의 설비투자가 불가피하고,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파산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회사채 시장 등에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저유가가 전력 효율화나 재생에너지 산업 등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가 부담이 클 때 각국은 기후변화 대비를 내세워 재생에너지 등에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저유가가 유지될 경우에는 화석연료에 의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저유가는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이 유가 치킨게임에 나선 이면에는 셰일오일을 바탕으로 산유국으로 전환한 미국에 대한 에너지패권 경쟁이 깔려있다. 그리고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이 원유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킴으로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한 몫 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우디 왕실은 재무부 관계자들에게 브렌트유가 배럴당 12~20달러까지 떨어지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예산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셰일 오일 기업들이 버틸 수 있는 가격 마지노선은 40달러대이고, 재생에너지 업계는 현재 국가보조금 없이 화석연료와 경쟁하는 그리드패리티가 달성됐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발전원가(1㎾h당 60달러 수준)를 따지면 각국의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없이 경쟁은 불가능한 가격대다.
 
물론, 이미 오일쇼크 사태를 경험한 세계 각국은 원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이 요구되는 재생에너지 투자를 강화해 나갈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는 유가하락 수혜국으로 꼽히는 국가인데, 저유가시기에 원유비축량을 늘리지 않고 재생에너지에만 매달리다가는 이중의 손실을 볼 수 있어 우려된다.
 
/2020년 3월 16일 동아경제 성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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