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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보편적 복지 상대적 빈곤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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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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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예산 본예산 지난해 144조원 달해

지난해 빈곤율 14.9%→15.7%로 악화

 

우리나라는 경제성장과 함께 복지예산을 강화하는 추세다. 그런데 정부가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면서 무분별한 현금성 예산살포가 이뤄지면서 상대적 빈곤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분야 예산(본예산 기준)은 지난 2013년 99조원에서 지난해 144조원으로 45.7% 증가했다. 전체 예산 증가율(22.9%)의 두 배가 넘는다. 여기에 정부는 올해 복지분야 예산을 전년보다 12.2% 많은 162조원을 배정했다.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문제는 이러한 복지예산 확대 속 예산의 지출 성격이다. 무차별적인 현금 살포식 지출이 증가하는 추세로, 만 6세 아동에게 한 달에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이 대표적이다. 아동수당은 소득에 관계없이 억대 연봉자도 혜택을 받는다. 아동수당 도입 당시 ‘0~5세는 어린이집 보육료나 가정양육수당을 받고 있어 아동수당까지 주면 중복 지원’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그대로 집행되고 있다. 올해 아동수당 예산은 2조1267억원에 이른다.

 

배우자나 본인 직역연금 수급권자가 아닐경우 일정소득요건(단독가구 월 소득 137만원, 부부가구 월 소득 219만2000원)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만65세 노인들에게 일괄 지급되는 기초연금(올해 예산 11조4952억원)은 지원 범위를 유지한 채 지급액을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렸다. 정부는 40만원까지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예산 증액분은 전체 보건복지부 예산 증액분의 40.5%를 차지한다.

 

모든 의료서비스에 건강보험을 적용, 지원하겠다는 문재인 케어도 도마 위에 오르긴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건강보험이 3946억원에 이르는 당기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건강보험 보장강화로 재정지출을 늘린 데 따른 ‘계획된’ 적자다. 올 1분기 적자폭은 전년 동기(1204억원 적자)보다 더 커졌다. 정부는 올해도 3조1636억원의 적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20조5955억원인 건보 재정 적립금은 올해 17조4319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2023년에는 11조원으로 반토막 날 전망이다.

 

이처럼 정부가 복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지만, 복지가 대부분 보편적 복지다 보니 저소득층 빈곤 해소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하게 나타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2018 빈곤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미만자 비중)은 15.7%로 1년 전(14.9%)보다 악화됐다. 매년 100조원이 넘는 나랏돈을 복지에 퍼붓고도 저소득층 빈곤이 심해지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근에 정부가 고용대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노인일자리사업도 사실상 현금살포성 복지정책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노인 일자리는 흔히 ‘30만 원 일자리’로 불린다.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주는 임금은 월 27만원에서 137만원까지 다양한데, 올해 노인 일자리(64만 개) 중 약 70%를 차지하는 지역 환경미화, 보육시설 봉사 등 44만 개의 공익활동 일자리 월평균 보수가 27만원이어서다. 문제는 수혜 대상인 어르신들이 나라에서 공짜로 주는 돈으로 여겨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정작 우리나라가 ‘복지의 모범 사례’로 벤치마킹하는 북유럽 등 선진국은 보편적 복지를 개혁하는 추세다. 스웨덴은 1946년부터 소득과 무관하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운영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이 커지자 1998년 보편적 기초연금을 폐지하고 최저보장연금으로 대체했다. 다른 연금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인 노인에게만 차액분을 보충해주는 방식이다. 노르웨이도 2011년 최저보장연금을 도입했다.

 

/2019년 9월 9일 동아경제 성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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