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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규제 강행 2개월 부작용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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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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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 요구 국민청원 무시 강행…우회로에는 속수무책

 

정부가 https로 시작하는 불법 도박, 음란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을 시작한 후 두 달이 지났지만 효과가 거의 없다. 오히려 차단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활발하게 공유되면서 이용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 뿐만아니라 국민청원을 무시한 강행으로 국가의 ‘감청’ 논란만 키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11일 인터넷 주소가 https로 시작하는 불법 도박, 음란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을 시작했다. 시행 첫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https 차단 방식으로 불법 도박 사이트 776곳과 음란 사이트 96곳의 접속을 차단했고, 이달 초까지 6000개가 넘는 사이트가 막혔다.

 

하지만 https 차단이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차단을 피할 수 있는 ‘우회로’에 쏠렸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도 쉽고 간단하게 차단을 회피하는 방법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광고와 함께 제공되는 무료앱을 다운받아 클릭만 하면 설치된다. https 차단이 시작된 2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한 앱은 다운로드가 급상승한 앱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우회로에 대한 우려는 이미 https 차단 초기부터 거론된 내용이다. 지난 2월 11일, 인터넷 검열의 시초가 될 수 있고 차단 정책에 대한 우회 방법이 계속 생겨날 것이라는 이유로 현재 https 차단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글에는 약 27만명이 동의했고, 이후 https 차단에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청원이 시작된 지 열흘 만인 21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검열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 https 차단을 강행했다. 그리고 대국민 설득에 나섰다. 설득의 핵심은 872개의 불법 사이트에 대한 차단은 불가피한 것이며, 이것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나 국민이 누려야 하는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사용자들이 https를 통해 접속하는 사이트가 무엇인지 SNI 영역(Server Name Indication Field)에서 확인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당사자의 동의를 받았느냐는 데 있다. 현재 논란이 되는 '감청'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 통신 내역을 확인 및 송수신을 방해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정부는 국민들의 통신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알 권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규제 갈라파고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행정편의주의, 관료주의, 군대식 하방전달 문화 등이 관례처럼 지속되면서 국민들을 속박하고 있다. 국민의 합의없이 개인의 행동이 인터넷 공간에서 감시·검열되는 것은 공산·독재정권에서나 이뤄질 법한 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월 방통위는 구글 등 해외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의 ‘불법행위’시 서비스 임시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정부의 https차단 논란과 맞물리면서 문재인 정부가 정부 비판 콘텐츠가 유통되는 유튜브를 제재하려 한다는 의심으로 번졌다. 이 법은 국내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률로 중국의 ‘표현물 규제’와 관계가 없다고 나중에 해명됐지만 정부의 정책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2019년 4월 18일 동아경제 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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