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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기금 쌓아놓고 전선교체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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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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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기금 4조원 달해…전선 지중화율 18.3% 그쳐

 

강원도를 쑥대밭으로 만든 강원도 고성 산불이 전봇대에서 발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전력의 책임론이 부상할 조짐이다. 특히 기업과 가정 등 전기요금에 합산 부과되는 전력기금 부담금을 쌓아놓은 정부의 책임론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전력과 소방당국에 의하면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에 있는 전봇대의 개폐기에 연결된 전선 불꽃이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전의 책임론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화재가 시작된 고성지역은 지난해 3월 28일에도 전선 단락으로 산불이 발생해 수백억원의 재산 피해를 낸 바 있다. 매년 이맘 때 고성 인근 지역에는 ‘양간지풍’으로 불리는 서풍이 강하게 불기 때문에 조그만 전기 스파크에도 산불이 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력지중화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고성 화재의 책임 공방을 떠나 앞으로 유사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지중화 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선지중화는 지상의 철탑과 전봇대 등으로 연결된 송·배전선을 지하에 매설하는 사업이다. 한전은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부담을 나눠 복잡한 전선을 정비하는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기적인 관리감독이 어렵고 이번 화재처럼 이물질로 인한 폭발·방전 우려가 있는 산간지방의 경우 지중화 우선 대상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비용이다. 지중화용 변압기는 1대당 1000만원, 개폐기는 1대당 3000만원 수준으로 지상 설치와 비교해 비용이 10배 이상 더 든다. 이런 이유 등으로 전국의 전선지중화율은 작년 7월 기준으로 17.7%에 그친다. 특히 극심한 산불 피해를 입은 강원도 지역의 송변전선로 전선지중화율은 전국 최하위인 1.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악지역뿐 아니라 강원도의 도내 도심권 배전선로 지중화율도 8.4%로 경북(6.3%),전남(7.9%)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다.

 

한전의 부담뿐 아니라 지중화 사업비의 절반을 부담하는 지자체의 재정상황이 좋지 못한 것이 전선지중화 사업의 걸림돌로 제기된다. 그런데 정부는 전기요금의 3.7%를 전력산업기반기금(이하 전력기금)으로 전기요금에 추가해 부과하고 있다. 전력기금이란 전기사업법 제51조에 의거, 전력 산업의 기반 조성 및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하여 정부가 설치한 기금이다. 노후 송·배전설비 교체 등 전력수요관리, 도서벽지 전력공급 지원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기금이 4조원이상 누적되어 있고, 그간 불분명하게 운용되면서 정부의 쌈짓돈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매년 전력기금부담금 인하주문이 국회 감사에서 단골로 등장한다. 정부 입맛에 따라 탈원전·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용처로 하기보다 국민안전을 위해 노후 송·배전설비 교체에 우선 투입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2019년 4월 17일 동아경제 성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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