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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맥주 종량세 전환 무산에 업계 ‘분통’
출고가 기준 세금 체계 속 수입맥주 신고가 낮춰 감세

 맥주업계가 세금부과방식의 전환이 무산되면서 국산 맥주의 세금 역차별 지속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기획재정부는 세법 개정을 통해 맥주 종량세 전환을 검토해왔지만 소비자 후생과 세금 형평성 등을 이유로 끝내 이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주세는 출고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방식인데 수입 신고 가격에 세금을 내는 수입맥주의 세금 체계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이유였다. 지금까지 국내 맥주회사는 매출 대비 44%의 주세를 부담하는 반면 수입맥주는 평균 20% 수준의 세금을 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류업계에 의하면 앞서 국세청은 기획재정부 ‘2019년 세제 개편안’ 발표에 맞춰 맥주 주세 개정을 건의했다. 기재부도 처음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통해 ‘맥주 과세체계 개선 방안 공청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호응했다고 한다.

 맥주 세제 개편의 요지는 현행 출고가 기준의 ‘종가세’ 대신 알코올 도수나 전체 양으로 매기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맥주의 과세표준은 영업이익을 포함한 제조원가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데 반해 수입 맥주는 수입 신고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수입 맥주는 신고가격만 낮추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국내 맥주회사는 “종가세가 맥주 시장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국내 생산 맥주와 수입 맥주 사이에 기형적인 역차별을 일으킨다”며 “국내 생산 맥주와 수입 맥주 사이에 공정한 가격 경쟁이 어려운 구조”라고 불만을 토로해 왔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4캔에 1만원’하는 외산맥주 할인행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역풍을 맞았다. 실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맥주 4캔에 1만원 지켜달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고, 정부도 이런 목소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제맥주협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종량세가 무산되면 국내 수제맥주산업이 후퇴한다”며  “종량세 도입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세제도를 확립해 다양하고 품질 좋은 맥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4캔에 1만원’ 행사에 대해서도 “종량세가 돼도 가격대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가 맥주들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고가의 맥주들은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업계는 맥주에 붙는 주세가 종량세로 바뀌면 맥주 ‘4캔에 1만원’이 사라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수입 맥주 ℓ당 평균 주세액은 영국산 1835원, 아일랜드산 1307원, 일본산 1009원 순이었다. 이를 L당 800원대로 일괄 적용하는 종량세 방식으로 가정하면 영국산 56.4%, 아일랜드산과 일본산은 주세가 각각 39.0%, 20.7% 줄어든다. 기네스, 아사히, 삿포로 등 고급 맥주가 더 싸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저가 수입 맥주는 종전보다 주세가 높아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저가 외국산 맥주의 공세가 계속되면 국내 회사들은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길 가능성이 높아 업계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 해외기지에서 생산한 맥주를 역수입하면 세금과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8월 6일 동아경제 성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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